남성세상 2013. 4. 5. 10:59

안녕하세요 24살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남학생입니다

너무 답답하고 글은 쓰고 싶은데 어느 게시판에 써야할지 몰라서 이곳에 글을 적습니다

 

먼저 제 상황은 이렇습니다..

아버지는 56세 나이로 사정때문에 실직하시고

어머니는 프랜차이즈 만두가게에서 일하시며 월 150을 버십니다

 

저는 학교다니면서 주말에 백화점알바를 하면서 월 40정도를 받습니다

교통비, 핸드폰비, 식비, 교재비(강의준비), 기타등등 다 저 안에서 해결합니다..

동생은 한살차이 대학생입니다 일하진 않습니다..

 

4인가족이 총합 200도 안되는 돈으로 한달 생활하기가 정말 빠듯합니다..

이미 몇년전부터 쌓이고있는 빚도 있습니다.. 물론 저와 동생의 학자금대출도 포함입니다

 

몇달전에는 정말 TV나 영화에서나 보던 빨간차압딱지가 집안곳곳에 붙어있었구요..

어찌어찌해서 며칠만에 차압딱지는 다시 떼어졌지만요.....

 

이제 3학년 마치면 휴학하고 동기들은 유학이다 영어공부다 뭐다 다들 자기자신의

진로쪽으로 준비하려는 계획들을 짜면서 지내는데.......저는 준비할 여유도 없을거같습니다..

아니 저는 지금 제가 학교를 다니는것조차 굉장히 사치를 부리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휴학후 어디 공장이라도 들어가 일을 하려는데 어떠하냐고 여쭸더니

절대 반대하시며 완강하십니다... 학자금은 나중에 나오는 본인의 연금으로 해결하실수있다고..

포기하지말라고...

 

물론 아버지 자신의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으시리라 생각되지만...

제 입장은 현실을 바라봐야하지 않나...

차라리 주말에 알바를 할때가 학교다닐때보다 마음이 더 편하다..

이런식으로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동생은 여름방학동안 선물포장알바 바짝한돈으로 학교생활하는데

여자친구에게 홀려서 알바는 커녕 주말에 데이트하기 바쁩니다..

군대를 다녀와도 철이 안들어서 크게 싸우기도 했는데 그후 지금은 대화도 안하고 지내고 있고요...

 

아버지는 회사나 자영업이 아닌... 그냥 책상에서 일만 하시던 분이라.....

솔직히 다른일을 하실 엄두도 못나시는것 같습니다..

우울증에 빠지지 않기위해서 매일같이 집근처 생활체육관에 아침저녁으로 다니십니다..

 

나아지는건 없고.. 항상 마이너스 통장의 연속인 가계부이고...

저도 참 어리석어서 공부 열심히해서 장학금받고싶지만 공부를 썩 잘하지도 못합니다..

학점 3.5이구요..

그래도 꿇리지 않고 학교생활 열심히하고있고 과에서 임원을 맡고있는데 나름 선배이다보니

후배들 밥을 사줘야하거나 늦게 집에 귀가할때는 같은방향인 후배와 택시를 탈때

제가 돈을 낼때가 있습니다.. 이럴땐 또 선배랍시고 돈을 내면서 '내일 밥 한끼 굶자'란 생각을 합니다

 

쥐뿔도 없는게 정말...그래도 남들한테 제 또래들한테는 없어보이고 싶지않아서..

무시받고 싶지않아서.. 정말 최소한으로라도 제 자존심을 지키려고 다니며 학교생활을 합니다..

제가봐도 한심합니다..

 

저와 비슷한 사정이시거나 비슷한 상황을 겪으셨던 분들........

저는 어떡해야할까요....

잘하는것도 없는거같고, 하고싶은것도 딱히 없고, 진로도 정하지 못한 24살...

앞으로의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까요..

 

돈이 이 세상과 인생에 있어 전부는 아니지만....

저보다, 저희 가족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거 잘 알지만.....

지금의 저는 절망과 좌절로 휩싸여 있습니다...... 

 

이 글을 쓰게된 결정적 계기는......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서로 잘되어가고 있는 분위기인데..

역시나 제 앞을 가로막는건 돈입니다...

제 주머니에 돈이 있다해도,

아버지는 마지막 자존심까지 구기시며 지인들에게 돈을 구하시고

어머니는 하루종일을 힘들게 가게에서 일하시고 집에 오시는데

저 좋다고 그 사람과 맛있는 밥먹고, 영화보고, 데이트한다는건 말도 안되는 것 같아

너무 괴롭습니다.....

 

posted by 마지막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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